새들이 보리밭에 둥지를 짓고 살고 있었다.
보리가 제법 익어서
거둘날이 다가오자 이사를 가야했다.
어미 참새는 먹이를 구하러 나가면서
새끼들에게 말했다.
"얘들아, 밭 주인이 하는 말을 잘 들어두었다가
내가 밖에서 돌아오면 일러주렴."
어미 새가 밖에서 돌아오자 새끼들이 말했다. "밭 주인이 `보리가 잘익었으니
이웃들을 불러다 빨리 베야겠다' 고 했어요." 어미는 아직은 괜찮다고 새끼들에게 말했다.
다음날 어미 새가 먹이를 구해 돌아오자 또 새끼들이 말했다.
"주인이 `이웃만 믿다가는 안되겠다.
친척 집에 연락해서 도와달라 해야겠군' 이라고 했어요." 어미 새는 이사 가자는 새끼들의 말에
아직은 염려하지 말라고 일렀다.
다시 며칠 뒤 새끼들이 말했다. "
밭 주인이 '아무도 의지해서는 안되겠어. 오늘밤에라도
내가 직접 보리를 베어야겠다' 고 했어요."
어미는 비로소 말했다.
"이제 정말 이사를 가야겠다. 밭 주인이 남의손을 빌리지 않고 직접 보리를 베려는 것을 보니
이사 갈 때가 되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