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진

[스크랩] 고향집

사랑25시 2006. 2. 8. 00:02









 

   어릴 적 고향집 / 하규용

 


   곳간 문 삐거덕 열면
   곰쥐 할미 뒤뚱 뒤뚱
   곰쥐 손자 후닥닥
   쌀독 보리독 항아리 밀치고 부산했다
   옛날부터 우리 집에 살았다고 저희들 집이라고

   헛간에는 업족재비
   늦잠 자고 왔다 갔다
   일도 없이 뛰어 다녔다
   재산 지켜 주라고
   조왕님이 보내 주셨다고

   찬광에는 업구렁이 맷방석 위에
   또아리 틀고 낼름 낼름
   옛날 욕심 많았던 어느 조상님이라고
   우리 집에 함께 살았다

   어른들은 밭에 가고
   아이는 나 하나
   말도 모르는 조상님들하고 놀았다
   살구나무 그늘이 봉당에 오면
   엄마가 돌아와 나를 안았다


 
출처 : 블로그 > 너와 나의 이기적인 슬픔을 위하여 | 글쓴이 : 요세비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