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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민족좌파와 계급좌파의 문제

사랑25시 2006. 12. 1. 17:10
남한사회의 사회변혁운동은 크게 민족해방운동과 계급해방운동(노동해방운동)이라는 두개의 흐름이 존재한다. 이들 두 흐름이 민주노동당이라는 좌파정당속에서 합쳐지기에 이르면서 여전히 당권력 장악을 놓고 갈등과 반목이 표출되고 있다. 이에 조금이나마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힘을 합쳐 위력있는 좌파정당으로써의 거듭남에 도움이 되고자 민족해방운동과 계급해방운동이 결코 다르지 않음을 개념적으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자주계열과 평등계열로 분별하는 사고도 있지만 자주나 평등이라는 관념적인 수사적 표현보다는 운동의 관점에서 민족좌파와 계급좌파로 분별 파악하고자 한다. 자주나 평등으로 변혁운동의 두 흐름을 파악한다면 여전히 두 운동 사이에는 화해할 수 없는 간극과 심연이 존재하기에 좌파라는 공통관념을 사용하여 변혁운동의 두가지 노선의 간극을 좁혀보고자 하는 전략적인 정치적 표현을 사용하고자 한다.

혹자는 민족이라는 개념이 우파적이라는 언어의 의미론적 사고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지마는 언어의 의미론 보다는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의 화용론쪽으로 접근하여 민족해방운동이 좌파적이라는 것을 설명하고자 한다. 민족이라는 단어가 우파적이라는 말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민족이라는 개념에서 끝나지 않고 민족해방운동이 되었을 때는 좌파적이고 계급적이다. 하나의 민족이 다른 민족에 의해 억압 당하고 수탈 당할 때, 이러한 낡은 질서를 새로운 질서로 변화시킨다는 의미에서 좌파적이고 이러한 낡은 질서에서는 가장 고통당하고 억압당하는 계급이 기층 민중이기에 이들이 민족해방운동에서의 주력부대가 된다는 점에서 계급적이다. 이에, 레닌도 민족해방운동은 좌파적이다라고 인정하였다.

민족해방운동은 민족모순을 지양하는 운동이며 계급해방운동은 계급모순을 지양하는 운동이다. 하여, 민족좌파는 민족모순을 지양하는 운동을 하는 좌파이며 계급좌파는 계급모순을 지양하는 운동을 하는 좌파인 것이다. 유럽의 좌파운동을 그대로 적용하여 한반도에 적용한다면 한반도의 현실을 무시한 관념적 좌파운동에 빠지게 된다. 한반도에는 엄연히 민족모순과 계급모순이 중첩되어 있다. 남한 사회의 현실도 마찬가지이다. 이에 남한 사회의 변혁운동도 민족모순을 지양하는 운동이 지배적/다수적 흐름이 되는 노선이 있고 계급모순을 지양하는 운동이 지배적/다수적 흐름이 되는 노선이 있다. 이들 두 노선은 다른 노선을 억압/배제하려는 경향이 존재한다. 이러한 두 노선이 현실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고 남한 사회의 변혁운동의 진상이라면 이제는, 있는그대로를 긍정하고 타자를 인정하고 배려하면서 서로의 협력을 통해 공동적인 것을 창조하여 우리라는 민주노동당 좌파라는 새로운 길을 모색할 때라고 생각한다.

민족해방이라는 과제는 자본주의 생산양식 자체가 민족의 차별을 통해 재생산되기에 자본주의 생산양식이 바뀌어야 민족의 차별과 억압이 없어지는 것이므로 민족모순이란 자본주의 생산양식이 야기하는 모순이다. 마찬가지로 계급해방이라는 과제도 자본주의 생산양식이 야기하는 모순이다. 하여, 민족모순이 계급모순의 본질이 다른모순이지 본질이 새로운 모순이 아닌 것이다. 계급모순도 민족모순의 본질이 다른 모순이지 본질이 새로운 모순이 아닌 것이다. 이 때의 본질은 자본주의 생산양식이 야기하는 모순인 것이다. 유비를 통해 설명하자면 원뿔이라는 본질은 밑에서 보면 원이라는 다른 본질이 있고 옆에서 보면 삼각형이라는 다른 본질이 있다. 이 때 원이라는 본질과 삼각형이라는 본질은 원뿔의 다른 본질이지 새로운 본질이 아닌 것이다. 하여 민족모순 속에 계급모순이 내포되어 있고 계급모순 속에 민족모순이 내포되어 있다. 우리가 단지,분별하여 사고한다는 것이다.

맑스는 "프롤레타리아에게는 조국과 민족이 없다" 라는 경구를 남겼다. 이는 민족허무주의를 애기하는 것이 아니다. 이 말은 프롤레타리아는 태생적으로 국제주의적이다.라는 말이다.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가 무엇인가? globalism 이 아니다. internationalism 이다. inter-nationalism, 어원 그대로 민족간/민족사이란 뜻이다. 프롤레타리아란 민족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민족간/민족사이에 있는 것이다. 그래야 만이 민족해방,즉 하나의 민족이 다른 민족을 억압하고 차별하는 것을 없앨 수 있는 것이다. 민족주의와 민족해방은 반대의 개념이다. 민족해방은 국제주의적인 운동이다. 하여 민족주의는 우파적이고 민족해방운동은 좌파적이고 계급적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민족해방운동과 계급해방운동은 반자본주의 운동이다. 

좌파논객인 김세균 교수의 변혁 이후의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의 형상은 이렇게 표현된다. 일차적으로는 자본주의세계에서 사회적 삶의 기본단위를 이루며, 계급적 착취와 지배를 관철시키는 ‘국가적 공동체’의 형태로써 출현하지만 변혁 이후에는 생산자대중의 직접적인 자기통치체제로 성장-발전할 ‘민족공동체’를 기본단위로 하여 행해질 것이다. 그런데 자본주의세계에서 민족공동체들 간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민족공동체들 간에 지배와 종속, 착취와 피착취 및 수탈과 피수탈의 관계를 만들어내는 경쟁과 갈등관계에 의해 특징져진다. 이와는 달리,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는 민족공동체들 간의 지배와 종속, 착취와 피착취, 수탈과 피수탈 관계를 없애고, 생산력 발전의 수준이 높은 공동체가 발전 수준이 낮은 공동체를 지원함으로써 민족적 공동체들 모두의 균등적 발전을 보장하는 진정한 우호적 협력관계여야 함을 지시한다. 또한 민족공동체들 간의 교류와 소통은 시장적 교류와 소통과는 구분되는, 상호협력과 연대적 관계의 확대-심화를 위한 것이어야 하며, 인류적 공동체는 상호협력과 연대적 관계를 무한히 확대-심화시켜 나가는 제 민족적 공동체들의 민주적 네트워크체제여야 함을 지시한다. 이러한 제 민족적 공동체들의 수평적 네트워크체제는 최종적으로 민족적 공동체간의 구분이 소멸한 단일의 코뮨적 세계공동체로 성장-전화해 갈 것이다.
 
당내 선거에서 민족좌파가 당 권력을 싹쓸이 했다고 계급좌파들이 원망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원망할 일이 아니다. 민주적인 절차인 선거를 통해서 선출된 것이다. 이건 민족좌파들의 실력인 것이다. 인정할 건 인정해줘야 한다. 그렇다면 계급좌파들은 실망만 할 것인가? 아니다. 비슷한 세력을 가지고 있는데도 당지도부를 구성할 수 없으면 실력을 쌓든지 아니면 계급좌파의 세력이 당지도부를 구성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바꾸어야 한다.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민족좌파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갈등과 반목을 정치력으로 조정하지 못하면 무능한 지도부가 된다. 예를들어, 정책위 의장에 민족좌파가 선출되었다면 부의장은 계급좌파를 등용해야 한다. 이것이 지혜로운 인사정책이다.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은 좌우동거 체제도 특유의 정치력으로 소화해 냈다. 이걸 하지 못하면 민노당이라는 좌파정당은 보수정당들의 발 밑에도 못간다. 부디, 춥고 배고픈 저임금 노동자,민중을 위해서라도 민족좌파들이 정치력을 발휘하기를 바란다.
출처 : 세상이 如如하냐,,
글쓴이 : 백수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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