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까라면 까지

사랑25시 2006. 1. 18. 14:05
 

얼마 전  아들 면회를 갔을 때 일이다.

가끔씩 오는 편지를 읽어보면 부모와 떨어져서인지 많이 어른스러워진 것 같다.
만 일년이 되도록 불평 없이  잘 적응  하고 있다
격려차 음식을 푸짐하게 준비하고, 가족이 모두 출동했다. 부대 인근에 숙소를 잡았다.
  
(지급)팬티 뒷면에 커다랐게 매직으로 ´주00´ 이라고 써 있었다.
사연인즉 총기수입을 하기위해 세탁해서 널어놓은 런닝셔츠 - 팬티를 걷어 간 단다.
죽죽 찢어서 총을 닦는데 쓴 단다.  
자대 배치 즉후(1월) 군용런닝과 팬티를 사서 보내 달라고 했던 이유를 그제야 알게 되었다.
총기 수입용 천이 지급되지 않고 있어서 다른 방도가 없단다.

 "까라면 까는식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과만을 좇던 구시대의 산물이 
오늘도 엄연히 자행되고 있다네요. 
전 군이 이런 방법으로 총을 닦는다면, 일년이면 얼마나 많은 속옷들이 총기수입에 희생될까요?
병사간 옷 도둑은 계속 반복되고, 피해자의 대상은 졸병이 될게 뻔 하잖아요?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졸병때에, 옷을 널어놓고 빨래가 잘 있는지 불안해서 몇번씩 기웃거릴 겁니다. 
군대 생활이 육체적으로는 고달퍼도, 내무반에만 들어오면 정신적으로 편안하고-안정된, 바르고- 정직한 
내무반 분위기가 조성돼야합니다.
내무반은 하등의 간섭이 없는 가장 편안한 곳-쉼터/휴식처가 돼야 합니다.

버마 아웅산사태 현장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가장 안전한 곳-한국국적의 비행기(대통령전용기)로 
긴급 피신했듯이.   

피해 졸병도 또 훔쳐 오든지 아니면 부모님께 예전에 우리 아들과 같은 편지를 또 써야 하겠지요.
동료의 속옷을 걷어가(훔쳐?)서 총을 닦는다?   언제까지 이런 관행이 반복 돼야 합니까?
없어져야 할 작지만 큰 부분입니다.
   
 지급규정에 총기수입포를 포함시키고, 예산을확보, 순차적으로 지급이 될때에, 
군에 간 아들들이 부모님께  런닝셔츠 와 팬티를 사 보내라는  편지가 사라질것입니다. 
내무반 분위기가 좋아질겁입니다. 졸병이 빨래 널어놓고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됩니다.

 

 

* 참고 : 국방부 조달본부(게시판)에 민원 올렸던 글임.